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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13 13:45
[경향신문] “수행자들 밥값 톡톡히 하려면…대중 속에서 실천하는 양심 돼야”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4,269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212204400… [1491]

장성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동안거 해제’ 지선 스님 인터뷰

백양사 설선당 앞뜰에 내려선 지선 스님은 “양심에 비춰 옳은 선택을 하고 옳은 편을 지지해주는 것이 실천하는 불자”라고 말했다. 장성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백양사 설선당 앞뜰에 내려선 지선 스님은 “양심에 비춰 옳은 선택을 하고 옳은 편을 지지해주는 것이 실천하는 불자”라고 말했다. 장성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백암산 자락엔 이른 봄빛이 차분히 내려앉아 있었다. 살얼음 아래로 흐르는 실개천 물소리, 꽃망울처럼 터지는 새소리. 천년 고찰을 둘러싼 회백색 숲 곳곳엔 짙푸른 비자나무 잎이 햇살에 반짝였다.


전남 장성 고불총림 백양사. 동안거 해제를 앞둔 사찰 경내는 선방 아닌 곳도 고즈넉했다. 꽁꽁 얼었다 녹아 가는 땅 위로 간간이 자박자박 들려오는 발소리는 속세의 번뇌를 털어버리려는 우직한 몸짓 같았다. 


백제 무왕 33년에 여환조사가 창건한 백양사는 호남불교의 요람이자 선지식을 대거 배출한 전통 도량이다. 이곳에서 만난 방장 지선 스님(72)은 16세 때인 1961년 백양사에서 석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1980년대를 거리에서 보내다시피 한 민주화운동의 대표적 인사다. 또 종단개혁에도 앞장서며 실천불교운동을 이끌어왔다. 


지선 스님은 “해제하는 수행자들은 이제 각박한 삶의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면서 “수행을 하고 가는 사람들에게 밥값을 톡톡히 할 것을 이르고 있다”고 운을 뗐다. 


- 삶의 현장에서 수행자들이 해야 할 밥값이 무엇인가요. 

“실천입니다. 불조의 가르침을 이 땅에 증험해 보이지 못하는 수행이라면 존재의 의미가 없어요. 사문 밖에 가서 자신이 수행한 것을 검증하고 대중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고민과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깨달음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 누구나 실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잘 안됩니다. 

“간단해요. 매 순간 양심에 따라 살면 됩니다. 양심은 종교도 이념도 지식도 초월해 있는 것입니다. 배움이나 이론의 깊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타고난 양심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참이고 거짓인지 알 수 있지요. 삶의 고달픔에 짓눌려 양심을 들여다볼 여유도 없다고들 하는데 계속 그렇게 살아온 결과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합니다.” 

민주화운동을 하며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스님은 현 시국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스님은 “촛불, 횃불의 물결이 어둠을 불사르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가 더 열심히 살았어야 한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시민들의 각성 수준이 놀랍고 감탄스럽다”고 말을 이었다.


- 초유의 사태를 지켜보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엄동설한의 거리를 지키는 국민들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간 집단 우울증에라도 걸릴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럴수록 악의 세력에 농락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국민들이 힘들고 지쳐서 질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수십년간 사용하며 역사를 퇴보시켜 온 교묘한 기술에 더 이상 휘둘려선 안됩니다.” 


- 휘둘리지 않으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요. 

“역사의식, 사회의식이지요. 이런 의식이 결여된 사람은 자기 욕망, 타인, 부와 권력에 이용만 당할 뿐입니다. 특히 수행자, 종교인들은 피눈물로 참회하며 반성해야 해요. 작금의 상황은 종교인들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을 개·돼지만도 못하게 여기는 악의 세력들이 세상을 농락하고 죄업을 짓도록 방치했습니다. 정치와 경제, 교육이 못하는 부분에서 종교인들이 경종을 울려야 하는데 오히려 어둠의 세력과 결탁해 기득권이 되는 데 종교인이 앞장섰어요.”


- 우리 국민들이 중요한 선택, 판단의 시간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민들도 반성하고 정신 차려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선택의 시기마다 시대는 국민들에게 양심을 요구했어요. 배움이 짧아도, 가진 돈이 없어도 양심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린 어떠했나요. 눈앞의 이익과 욕망만 보고, 말도 안되는 감정과 편견에 치우쳐, 이치를 따져보지도 않고 양심을 속여 왔지요. 그 결과가 지금의 이런 모습들이고요.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고 땅에서 솟아나는 메시아가 아닙니다. 이 땅에 사는 우리 각자가 양심을 따르고 서로 나누며 공존 공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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