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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14 16:07
[성명] 법무부장관은 강용주 씨에 대한 보안관찰처분 면제를 신속히 결정하라!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628  

     민주주의와 인권에 역행하는 보안관찰법을 즉각 폐지하라!

 

올해 12월 10일로 세계인권선언이 70주년을 맞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주최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는 여러 정치계 인사, 학자 등이 자리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에” 둔 국가를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2018 한국의 인권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지금 이 순간, 한겨울 거리에는 진실 규명을 외치는 피해자들의 농성장이 즐비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가난한 동네의 빈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모든 이들의 보편적 권리가 지켜진다는 말이 무색한 오늘, 우리 인권단체들은 강용주 씨에 대한 보안관찰 처분 면제를 신속히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강용주 씨는 지난 2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보안관찰법상 신고의무 위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무죄판결이 확정됐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보안관찰처분대상자 신분이다. 언제든 다시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보안관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이 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며 무죄를 판결했으니, 응당 법무부는 보안관찰처분 면제 결정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만일 여전히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다시 보안관찰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된다. 그런데 법무부는 어느 쪽도 택하지 않았고, 강용주 씨를 보안관찰처분대상자라는 굴레에 가뒀다. 강용주 씨가 말한 “보안관찰법의 핵심은 ‘길들이기’”이며 “권력을 불편하게 한 죄”라는 주장이 옳다.

그나마 법무부는 이제서야 보안관찰처분심의위원회를 12월 17일로 꾸리고, 강용주 씨의 보안관찰 면제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는 지난 5월 31일 강용주 씨가 법무부장관에게 보안관찰처분 면제 결정을 신청한 데 이어, 11월 27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용주 씨의 강력한 항변과 법적인 소송을 거치고 나서야 마지못해 행동하는 법무부!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확립하고 인권을 옹호한다는 법무부의 책무는 장관의 선서에나 존재하는 것이었나.

1980년 5월 18일 시민군으로 광주 도청 앞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강용주 씨는 1985년 전두환 정권 시절 안기부가 고문으로 조작한 대표적 인권침해 사건인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감옥에서 강용주 씨는 종이 한 장에 서명하면 감형한다는 사상전향제도와 준법서약제에 대항해 14년간 싸웠다. 그에게 있어 전향 거부는 인간의 존엄성을 걸고 지켜야 할 삶의 최소한의 마지노선이었다. 그의 투쟁으로 사상전향제도가 폐지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999년 출소와 동시에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된 강용주 씨는 또다시 불복종을 이어 나갔다. 보안관찰의무 불이행으로 세 차례 기소됐고, 지난 2월 마침내 무죄를 받아냈다. 14년의 감옥살이보다 더 길었던 19년의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강용주 씨를 더 이상 과거의 보안관찰에 묶어둘 이유가 없다.

우리는 아울러 법무부가 이번 기회에 1,670명의 보안관찰처분대상자와 43명의 피보안관찰자(2017년 3월 기준)에 대한 보안관찰의 적법성과 실효성을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피보안관찰자 대부분은 출소한 지 이미 20여 년이 지난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하고 있는지, 그 기준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 것인지, 오히려 권위주의 시대 적폐는 아닌지, 진지하고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하길 촉구한다. 더구나 보안관찰법은 일제식민 통치 시기부터 내려오는 사상탄압법의 유물이며 구시대의 악습이 아니던가.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권위주의 시대 대표적 유산인 보안관찰법을 폐지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인권을 무시할 때 야만의 역사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도 결코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묻는다. 한국 사회는 과연 야만의 시간을 건너온 것인가?

강용주 씨에 대한 보안관찰 면제를 신속히 결정하라. “인권을 무시하는” 보안관찰법을 폐지하라. 이것이야말로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일 것이다.

                                                               

                                                                                 2018.12.14.

 

천주교인권위원회, NCCK 인권센터,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사)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 (재) 진실의 힘, 4.9통일평화재단,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트라우마센터,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족민주열사ㆍ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빈곤사회연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내창기념사업회,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형제복지원사건피해생존자모임. 인권중심 사람,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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