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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5-21 15:43
[공지] 불교의 가르침은 다른 생명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8,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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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 기념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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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생명존중과 평화사상

 

불교는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이다. 불교는 다른 세계종교와 달리 탄생 이래로 종교를 이유로 전쟁을 일으킨 역사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불살생의 계율을 중요시 여기는 불교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심지어 동아시아 전통의 불교에서는 식생활에서도 육식을 금할 정도로 살생에 대한 엄격함이 유별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불교의 불살생에 대한 의지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부루나 존자의 대화에서 잘 나타난다.

 

"부루나야, 서방 수로나국 사람들은 성질이 사납고 거칠다. 만약 그 사람들이 업신여기고 욕하면 어쩌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약 수로나국 사람들이 면전에서 헐뜯고 욕하더라도 저는 고맙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도 그 사람들은 착해서 돌을 던지거나 몽둥이로 나를 때리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만약 수로나국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몽둥이로 때린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세존이시여, 수로나국 사람들이 비록 돌을 던지고 몽둥이질을 하지마는 그래도 착한 데가 있어 칼로 찌르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만약 칼로 찌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세존의 제자들 가운데는 육신을 가벼이 여겨 칼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약을 먹거나 목을 매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 수로나국 사람들은 그래도 착한 데가 있어 나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하여 나를 죽여주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착하도다, 부루나야. 너는 인욕을 성취하였으니 수로나국의 난폭한 사람들 속에서도 머물 수가 있으리라. 너는 수로나국으로 가서 제도 받지 못한 자를 제도하고, 근심과 걱정으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을 평안케 하며, 열반을 얻지 못한 사람을 열반케 하라.”

 

부루나 존자는 부처님의 제자 중 설법제일이라 불리는 제자이다. 말 그대로 설법 능력이 제자들 가운데 최고였던 분이다. 오늘날 할렘과 같은 수로나국이라는 곳으로 전법활동을 떠나면서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 대화를 통해서 불교가 얼마나 폭력에 거부감을 가진 종교인지 알 수가 있다. 나의 몸이 상하게 되더라도 남을 헤치는 일은 절대 없게끔 하는 것. 이것이 불교가 다른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 불교를 폭력에 적용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일본이 제국주의 전개과정에서 일본불교를 전쟁의 도구 역할로 사용한 것이다. 화엄의 일즉다(一卽多) 사상을 천황이 곧 국가요, 국가가 곧 국민이라는 황당한 해석으로 일본의 제국주의 정신을 정당화 하였던 것이다. 또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의 학살을 자행하는 군부세력을 극우불교단체의 수장인 위라투(Wirathu)가 적극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큰 충격을 주었었다. 이것은 거의 최초로 국제사회에서 출가수행자가 무력사용을 허가하는 사건으로서 여러모로 놀라움을 주었다. 물론 로향야족에 대한 그들의 대응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있어왔던 오랜 역사적, 민족적, 종교적 분쟁의 영향일 수 있지만 평화와 비폭력을 중시하는 불교의 전통과는 거리가 먼 행동임에 분명하다.

 

현재 미얀마는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202121. 미얀마 군부가 아웅 산 수 치의 국민민주주의 연맹(NLD)에 참패하였던 총선 결과에 불복하여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이전부터 이미 정부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었다. 새로운 정부가 지난 총선을 계기로 군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얀마 군부는 즉시 반란을 일으켰고, 불안정했던 민주주의 정권은 별다른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권력을 빼앗겨 버렸다. 그로부터 약 두 달 뒤 민주주의 임시정부는 소수민족과 반군들을 필두로 통합정부를 구성하였고, 현재까지 계속 내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군사 쿠데타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정권 장악은 여러모로 우리의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생각나게 한다. 당시 우리 불교계는 군부에 도움을 받던 고위층 스님들이 독재에 협력하였고, 개혁의 의지를 가진 젊은층 스님들만이 민주화운동에 동참하였다. 현재 미얀마 불교계도 그 당시의 우리의 모습과 너무 많이 닮아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국제적인 연대와 도움으로 큰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미얀마 시민과 불교인들도 그러한 도움들이 절실한 만큼 우리 종교계 단체들과 스님들도 적극적인 연대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교는 지혜와 자비의 종교이다. 수행을 통한 지혜의 증득과 자비의 실천은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의 목표이다. 불교 수행의 기본과정은 불살생과 비폭력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그 평화 속에서 열반, 곧 청정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이다. 불살생과 비폭력은 중생에 대한 자비심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성스러운 실천수행이다. 이 수행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불교 수행자들은 부루나 존자처럼 아낌없이 목숨을 바쳤다.

 

다른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불교의 가르침이 존재하는 것이지 다른 존재를 굴복시키기 위해서 그것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불교의 가르침을 오도하여 폭력의 정당성을 확립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고, 앞으로 불교에서 인정할 수 있는 올바른 판단과 실천으로 세상의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여암(실천불교전국승가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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